핵심은 어떤 알고리즘도 완벽하지 않으며 알고리즘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네이버와 다음처럼 지배적인 포털 사업자는 이들이 이슈의 흐름과 편향, 의제 설정에 미치는 영향을 끊임없이 감시 받고 검증 받아야 합니다.
언론 개혁이 시대적 과제가 됐습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 청문회와 검찰 개혁 국면에서 확인했듯이 지금은 언론이 정치 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전화 한 통으로 기사를 만들거나 기사가 빠지는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언론의 자유는 거악을 물리쳤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현장에서 계속해서 싸우고 의심하고 분노하고 질문하면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언론의 자유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사실이 곧 진실일 수 없고 누구도 진실을 임의로 재단하거나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최선의 진실을 찾는 과정에 있고 그래서 사실
“Abraham Lincoln was born on April 4, 1809 in Springfield, Illinois. (에이브러햄 링컨은 1809년 4월4일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태어났다.)”이 문장은 세 가지 이유에서 정말 놀랍다. 첫째, 에이브러햄 링컨이라는 사람이 1809년에 태어난 미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만든 문장이다. 둘째, 사람이 쓴 것처럼 완벽한 문장처럼 보인다. 셋째, 그러나 이 문장은 완벽한 거짓 문장이다. 지난 2월, 일론 머스크가 투자한 오픈AI(OpenAI)가 GPT-2라는 자연어 처리 모델 아
영화 ‘블랙머니’를 봤다. 어쩐지 손발이 오그라 들 것 같아 안 보려고 했으나 의외로 좋더라는 평가도 많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기초로 허구의 이야기를 풀어낸 이른 바 ‘팩션(fact+fiction)’이다.나는 론스타 불법 매각 사건을 다룬 ‘투기자본의 천국’이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미디어오늘과 미디어다음이 공동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고 1400만 원 이상 후원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은 영화와 달리 100% 사실을 기초로 쓴 책이다.나는 론스타 사건을 15년 이상 취재하면서 수만 페이지 분량의 관련 자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21일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돌발 질문을 던졌다. “고삼석 위원이 곧 입장 표명을 한다던데?” 그러자 고 위원이 마이크를 넘겨 받아 “임기가 남았더라도 임명권자에게 거취를 맡기는 게 정무직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날 저녁 고 위원은 페이스북에 “박수칠 때 떠나라,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사실상 사퇴를 선언했다.역대 최장수 방통위 상임위원이었던 고 위원의 갑작스러운
미디어오늘 독자들을 솔루션 저널리즘 워크숍에 초대합니다. http://www.solutionjournalism.kr/미디어오늘은 그동안 여러차례 한국에 솔루션 저널리즘을 소개해 왔습니다.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도 여러차례 한국형 솔루션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제안했습니다.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에 대한 해법과 결과를 추적하는 언론 보도를 말합니다. 구조를 드러내고 문제 해결의 매뉴얼을 만드는 저널리즘입니다. 언론이 직접 해법을 찾아내라는 것도 아니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언론의 사명이 권력의 감시와 비판에 있다는 건 누구나 동의한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묻는다. 지금 진짜 권력은 누구인가.“만약 포털의 검색 기능이 없어지면 하루 정도 고통을 겪을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없어지면 일주일 정도 고통을 겪겠죠. 그런데 SAP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없어지면 3년 정도 물류 작동이 멈출 거라고 합니다. 데이터가 새로운 권력이 되는 세상입니다.”오세욱 연구위원은 8월22일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열린 이노베이션 저널리즘 스쿨 강의에서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언론의 사
플랫폼을 지배하는 자가 콘텐츠를 지배하는 게 지금까지 이 시장의 질서였다. 언젠가 케이블 채널 사업자 MBN이 서울역 대합실에 TV를 들여놨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버튼을 눌러 YTN으로 채널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예 버튼을 누르지 못하도록 TV에 박스를 두르고 자물쇠를 채워버렸다고 한다. MBN이 틀어져 있는 TV가 아니라 MBN만 나오는 TV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사실 서울역 대합실의 TV는 그냥 그곳에 놓여 있고 언제나 틀어져 있는 것이었다. 점심 먹으러 들른 식당에서나 목욕탕 ...
“스타벅스가 미디어 기업이 됐다(Today, Starbucks is becoming a media company).” 지난해 9월 스타벅스가 ‘업스탠더스(Upstanders)’라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자 테크크런치가 이렇게 평가했다.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더 이상 미디어가 미디어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면서 “경계가 한 번 허물어지면 그 뒤부터는 우후죽순으로 새로운 시도가 일어나게 된다”고 전망했다. ‘업스탠더’는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a person who acts to make pos...
문제가 문제다.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고 부정과 부패를 폭로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지만 여기에서 그치면 세상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는다. 부정적인 뉴스는 무관심과 공포, 불신을 낳고 뉴스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보도는 넘쳐나지만 정작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빈부 격차와 인구 고령화는 정치가 풀 문제일까. 대부분 국민은 체념하거나 분노하고 포기한다. 생리대가 없어서 신발 깔창을 쓴다는 고등학생의 이야기는 어떨까. 문제는 있지만 해법은 없는 보도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비명을...
“저널리즘 생태계에 불어닥친 ‘퍼펙트 스톰’.” 미디어오늘은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세계 총회에 참석했다. 지난 기사에서 나는 “올해 INMA 총회는 혼란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동시에 강한 자신감과 기대와 희망을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썼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혼란과 불안, 자신감과 기대와 희망에 대해 핵심을 각각 짚어보고 한국 언론에 주는 시사점을 이야기한다. 자신감의 첫 번째 근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한국도 지난 탄핵과 대통령 선거...
“‘퍼펙트 스톰’이 뉴스 생태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Perfect storm is changing news ecosystem).” 얼 윌킨슨(Earl J. Wilkinson)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최고경영자(CEO). “주저하지 마세요. 빨간 약을 먹어야 할 때입니다(Don’t wait to act. It’s time to take the red pill).” 에이미 웹(Amy Webb) 퓨처투데이인스티튜트 설립자. “다르게 생각해야 합니다(You have to think differently).” 마크 톰슨(Mark Thomps...
지불 장벽(pay wall)은 말 그대로 장벽이다. 높디높은 담 너머에 뭐가 있는지 넘어가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비용을 치르기까지 굉장히 번거롭고 귀찮은 절차를 거쳐야 하고 정작 결제 이후 콘텐츠를 읽고 나서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이런 종류의 무형의 콘텐츠 거래는 소비의 쾌락이 크지 않다. 많은 언론사들이 지불 장벽을 낮출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5월20일~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41번가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에...
쿼츠(Quartz)는 급격히 붕괴하고 있는 미디어 비즈니스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출신의 CEO(최고경영자) 빈 딜레이니(Kevin Delaney)는 한국도 한 차례 방문해 여러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다. 수많은 언론이 쿼츠를 소개하는 기사를 썼고 ‘쿼츠 커브(curve)’는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업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미디어 혁신의 성공 공식처럼 줄줄 읊고 다닐 정도다. 그런데도 정작 쿼츠의 성공 요인은 여전히 모호하고 신화처럼 부풀려져 있기도 하다. 쿼츠는 하는 걸 다른 언론사들은 왜...